오늘 약속이 생겨서 까페를 가게 되었습니다.

아직 점심시간이 되기 전이라서 그런지,

아주머니들이 유모차를 밀고와서 커피를 마시더군요.

 

그리고 제 테이블의 뒷쪽 테이블에 앉아 있던분들의 수금거림에...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뭐 오지랍이 넓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뒷 테이블의 주요 내용은...

세상 참 좋아졌다는 것(?)과 아이키우기 참 편한 세상(?)이라는 것.

쉽게 말하면 유모차를 끌고와서 아이들을 옆에 두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비방하는 말들이었습니다.

 

이번 설 연휴에 몇시간 안되는 동안 조카를 돌봤습니다.

정말 진이 쏙 빠지더군요.

다음날에는 몸살이 올 정도였습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하루종일 그렇게 진빠지는 사투를 벌이면서,

집안일도 하시고, 남편 내조도 하면서 살아가십니다.

잠시간의 여유? 그게 어떻다고 그리 뒤에서 씹으시는지...

저렇게 될까봐 결혼을 안한다는 말에서 웃음이 터질뻔했습니다.

 

우리 사회와 문명과 혜택은 어떻게 보면 어머님들의 희생으로 이룩된 성과입니다.

어머님들이 요즘 흔히들 말하는 자기개발과 특성육성에 매달렸다면?

아마 이만큼 사회가 발전하지는 못했겠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학업을 포기하고, 꿈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분들이 어머니이며 주부입니다.

그런 어머니들이, 주부들이 잠시의 휴식을 갖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요즘 드라마나 인터넷글들을 보면...

주부라는 직종을 무시하는 것이 종종 보입니다.

경력단절? 솔직히 저에게 주부와 건설일꾼중 어떤걸 하겠냐고 묻는다면...

전 건설일꾼을 선택할 겁니다.

건설일꾼을 하면 쉴 시간이라도 있고, 정해진 시간까지만 딱 하면 끝이라도 나지...

주부의 일은 끝이 없죠! 연휴도 없죠! 시간도 없죠!

개인시간을 만들려면 정말 땀나게 일해야합니다.

해도 해도 끊이 없는 것이 집안일이라고 합니다.

매일매일 빨래와 청소 음식등등 할 일이 넘쳐나는 직종입니다.

거기에 아이까지 있으면 잠잘시간도 거의 없게 됩니다.

 

직장여성이 까페에서 일하면서 커피를 마시면 아름다운 것이고,

주부가 아이를 데리고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조롱거리가 되는 것입니까?

누누이 말하지만... 어머니들의 희생으로 이룬된 지금의 사회에서 누릴것 누리면서

그들을 비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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